교육

파닉스를 배워도 왜 영어를 읽지 못할까?

shout-happy 2025. 7. 4. 19:54

파닉스를 배워도 왜 영어를 읽지 못할까?

파닉스를 배워도 왜 영어를 읽지 못할까?

한국 아이들이 영어 읽기에 실패하는 진짜 이유

우리 아이가 파닉스를 1년 넘게 배웠는데도, 왜 영어책을 한 줄도 못 읽을까요?”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면서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바로 **‘파닉스(Phonics)’**입니다. 알파벳의 소리와 철자 규칙을 배우면 영어 단어를 스스로 읽을 수 있게 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파닉스를 꼬박꼬박 배운 아이들이 실제 영어 단어를 읽지 못하거나, 이상하게 읽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파닉스가 잘못된 방법일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아보고,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제대로읽기 위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파닉스를 배운 아이가 영어 단어를 못 읽는 실제 사례

사례 ① “알파벳 조합은 외웠는데, 책을 못 읽어요”

7세 A군은 영어학원에서 파닉스를 8개월 넘게 배웠습니다. "c-a-t는 캣", "d-o-g는 독"과 같은 기본 음가는 잘 알고 있고, 말로도 자연스럽게 따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영어 그림책을 펼쳐보면 한 페이지도 읽지 못합니다. 파닉스 규칙은 외웠지만, 단어 자체의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 눈앞에 있는 단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죠.

사례 ② “파닉스대로 읽으려다 틀리는 아이”

초등학교 1학년 B 양은 영어 단어 ‘one’을 보고 “오-네”라고 읽습니다. 파닉스 규칙상 o는 오, n은 ㄴ, e는 이 소리니까 그렇게 해석한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발음은 ‘원’이죠. 이처럼 파닉스 규칙으로는 맞지 않는 예외 단어들이 영어에는 너무 많습니다.

2. 파닉스는 왜 영어 읽기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할까?

✅ 이유 1: 영어는 규칙보다 예외가 더 많다.

파닉스는 ‘철자-소리 규칙’을 통해 영어를 읽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영어 단어는 규칙대로만 발음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knight[나이트] (k는 묵음)
island[아일랜드] (s는 묵음)
colonel[커널] (철자와 발음이 거의 무관)
이런 단어들은 파닉스로 접근하면 ‘크나이트’, ‘이슬랜드’, ‘콜로넬처럼 엉뚱하게 읽히게 됩니다.

✅ 이유 2: 영어의 어원이 너무 다양하다.

영어는 하나의 언어가 아닙니다. 게르만어, 라틴어, 프랑스어, 그리스어 등 수많은 언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발음과 철자의 일치율이 낮습니다.
receipt→ [리싯] (p는 프랑스어 어원이라 묵음)
debt→ [뎃] (b는 라틴어 영향으로 묵음)
이처럼 다양한 어원이 섞이면서 파닉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예외가 생깁니다.

3. 파닉스, 어떻게 생겼을까?

파닉스는 원래 미국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기초 문해 교육법입니다. 1970년대 이후 미국 초등학교에서 널리 도입되었고, 한국에는 1990년대 윤선생 영어교실 등을 통해 사교육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파닉스 교육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영어 학습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4. 미국과 한국의 파닉스 교육, 무엇이 다른가?

비교 항목 미국 한국
영어 노출 시기 출생부터 자연 노출 유치원 이후 인위적 학습
파닉스 학습 전 배경 이미 단어의 소리를 알고 있음 단어의 소리를 처음 접함
파닉스의 역할 아는 소리를 철자에 연결 철자를 통해 처음으로 소리를 접함
듣기 환경 TV, 친구, 책 등 자연스러운 노출 학원, 교재 중심의 제한적 노출
미국 아이는 이미 ‘dog’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들어본 상태에서 ‘d-o-g’가 ‘독’이라는 걸 배우기 때문에 쉽게 연결됩니다. 반면 한국 아이는 dog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닉스 규칙을 배워도 실제 단어에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한국 아이들이 겪는 파닉스 교육의 한계

소리를 먼저 들어본 경험이 없다.
단어의 정확한 소리를 모르기 때문에 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
규칙이 맞지 않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아이가 혼란을 느낀다.
듣기 연습 없이 읽기만 강조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소리-철자 연결’이 어렵다.

6. 파닉스 교육, 이렇게 보완하자!

▶ 핵심 원칙: 발음을 먼저 익힌 후, 철자를 연결하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파닉스를 배우기 전에 충분한 듣기 노출을 먼저 해주는 것입니다.

 보완 방법 3단계

1. 자주 쓰는 단어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준다.
예: cat, dog, sun, apple, ball 같은 기초 어휘를 노래나 동화로 반복 노출

2. 그 단어가 어떻게 철자로 구성되어 있는지 파닉스로 확인시켜 준다
.
: ‘cat’을 여러 번 듣고 난 뒤, c-a-t가 그 단어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연결

3. 비슷한 단어로 확장한다
.
cat hat bat mat (패턴이 반복되는 단어로 파닉스 활용)
이 방식은 영어를 언어로 받아들이는 방식과 가까우며, 아이들이 훨씬 자연스럽게 읽기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7. 결론: 파닉스는 도구일 뿐, 해결책은 아니다.

파닉스는 영어 읽기를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영어를 읽게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망치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과 같습니다. 아이들이 진짜 영어를 읽고 이해하려면, 듣기 중심의 학습이 먼저 필요하고, 그 위에 파닉스를 쌓아야 효과가 있습니다. 규칙을 외우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영어 단어의 소리와 친해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 읽게 되기를 원한다면, 파닉스보다 먼저 소리를 듣고 말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그게 진짜 영어 실력의 시작입니다.